동네 가까이에 대형 마트가 두 곳이 있다. 그 중에 내가 자주가는 마트는 주차가 좀 더 편한 곳이다.
평소엔 가급적이면 사람들이 적은 오전 중에 마트를 자주간다. 그런데 오늘은 어찌하다보니 가장 피크타임이라 할 수 있는 저녁식사 전에 마트를 찾아갔다. 주부들 저녁 찬거리 사러 가장 많이 오시는 타임, 식품코너가 바글바글거리는 그 시간에 말이다. 이 시간에 마트에 가면 사람들에게 치이고 밀려다니고, 주차장에서는 차들이 붐벼서 난 딱 질색이다. 다른 가족들이야 이 시간에 가면 시식코너가 가장 활발하므로 이 시간을 좋아하지만… 마트의 지하 주차장 입구에선 기대했던 그대로 차들이 줄지어 들어갔는데, 막상 주차장 안쪽은 한가했다. 한가하다 못해서 제일 아래층은 형광등마저 2,3개 건너 하나씩 켜질 정도로 어둑컴컴한게 아닌가?
가장 붐빌 타임에 식품코너 앞 카트들은 오전에 갔을 때만큼이나 잔뜩 모여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로 가나 예전에 저녁 타임의 손님들이 아니라 마치 오전 중 장보러 갔을 때 정도의 손님들만 있었다. 경기침체의 여파가 대형 마트의 손님들 수마저 줄여버린 것이다. 마트에서 빠져나올 때도 차들이 줄지어서서 나오느라 주차관리 요원이 중간에 서서 주차증만 받고 영수증 확인없이 바로 통과시키던 그 시간인데 내 앞뒤로 차가 없더라…
어디서나 경제를 이야기할 때 중요한 몇가지 지표가 있다면, 주식…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엔 환율은 무시못할 지표가 된다. 오늘 주식시장을 보니 코스피가 1063.48에 원/달러 환율은 1,476원으로 마감했다. 주식시장의 폭락과 환율의 폭등은 우리 경제에 이제 그 영향력을 과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식시장의 폭락은 기업가치의 하락,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되고, 환율의 폭등은 시차를 두고 물가상승으로 나타난다. 왜냐면 우리나라는 기본적 생필품들의 대부분도 다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정부는 앞으로 각종 공공요금의 인상을 준비 중이다. 전기, 가스, 수도요금… 물가가 올라도 소득은 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이게 된다. 그러면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이 경기침체는 다시 기업을 조이게 되는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여기까진 상식적인 이야기이고…
문제는 이 경제적 어려움이 금방 지나갈거 같지가 않다. 환율은 1,450~1,500원 사이에서 계속 춤출듯하고 여차하면 1,600원 이상 오를지도 모르는 일이고, 물가가 계속 오르고 소득은 늘지 않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원화가치의 하락은 실질적인 소득감소, 자산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질것이다. 우리는 길고 추운 경제적 겨울을 이겨낼 준비를 해야한다. 여기에 내가 근래에 배운 원칙이 몇가지 있어서 간략하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빚을 갚아라. 흔히들 자산 = 자본 + 부채 라고 이야길 한다. 은행의 대출이자가 낮을 때야 이 부채 부분이 부담이 되지 않겠지만, 소득대비 지출이 늘어나는 상태에서 이자율이 오른다면 자칫 부채가 자본을 잠식해버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런데 은행의 대출이자가 내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둘째, 자산 운용을 수익성 보단 안전에 맞추어라. 지금은 과감한 투자보다 안전한 자산관리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돈을 있는대로 다 찾아서 땅에다 묻어두란 말은 아니다. 그렇게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원화가치의 하락이 일어나면 자산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란 갈수록 사회안전장치가 빈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때 과감한 모험적 투자는 크게 권장할 수 없다.
셋째, 정보를 모아라. 내가 좋아하는 선배가 내게 가르쳐주시길 정보는 내용보다 출처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대량의 정보가 쏟아지는 인터넷 시대에 정보의 필터링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보의 옥석을 가리는데 중요한 한가지 기준이 있다면 어디에서 나온 정보이냐이다. 출처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가 그 정보의 질을 좌우한다. 모아진 정보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거기에서 필요한 지식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한 시대이다.
넷째, 가족을 소중히 여겨라. 힘든 시기일수록 가족은 힘이된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가족마저 나를 외면한다면 내가 갈곳이 어디겠는가? 가족을 부양해야할 대상이나 짐이라고 여기지말고, 함께 세상을 헤쳐나가는 동반자들이라고 생각하고 소중히 여기어야한다.
대충 네가지로 정리해보았다. 참고할만 하신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근래들어 내가 생각하는 것은 정치의 질은 유권자가 결정하듯이 기업의 질은 소비자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일본에게는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 주는 것들보다 양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데 반해 우리나라엔 일본에 주는 상품들보다 낮은 품질의 상품을 공급한다. 왜일까? 그것은 우리나라의 업자들이 중국에가서 무조건 싼것을 찾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중국의 업자들은 우리나라에 품질은 제껴두고 무조건 싼것만 넘겨주는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다. 만약에 우리나라의 바이어들이 중국에서 양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들여올려고 했다면 중국의 업자들도 형편없는 품질의 상품들을 팔 엄두를 못냈을 것이다. 국내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입장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양질의 제품, 양질의 서비스, 도덕적 기업은 소비자가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경기침체기일수록 기업은 한명의 고객이라도 더 아쉬운 법이고 고객의 파워는 그만큼 커져간다. 어차피 돈을 아주 안쓰고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소비를 하더라도 현명하게 해야한다. 기업들만 구조조정의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에게도 구조조정의 권한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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